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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VID - 보호관리부서 / VULTURE - 실장 ]
DNCH님 커미션입니다.
그렇게 힘이 좋아 보인다던가 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체형 관리를 한 것처럼 적당한 근육이 비율을 좋아 보이게 한다. 하지만 그는 그 건강한 체형에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핼쑥한 인상을 했다.
창백하리만치 하얀 피부에 새까만 머리칼이 덮였다. 까만 생머리. 앞머리는 눈가에 아슬아슬하게 안 닿을 길이라 항상 적당히 넘기고 있다. 귀는 훤히 드러내고 목은 반쯤 덮었다. 훤히 드러난 양쪽 귓불에는 디자인이 없는 파란 피어싱을 하고 있다.
반쯤 내리깐 눈은 눈매가 일직선이고, 쌍꺼풀이 있으며 눈썹은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일자, 검은색. 알게 모르게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고, 항상 피곤하거나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피곤한 눈매 안으로 새빨간 눈이 자리하고 있다. 그 색은 드리워진 속눈썹의 그림자에 어두워지긴 하지만, 그 그림자가 없더라면 형형하다고 표현했을 법한 색깔. 그 눈을 인상에 각인시키듯, 남자는 흔들림 없이 눈을 마주하곤 했다.
이목구비가 기이할 정도로 단정하다. 새빨간 눈 외에는 인상에 남을 것도 없을 정도로 평범하게 잘생긴 얼굴. 그 얼굴에 표정마저 흐릿했다. 남자는 항상 입을 닫고,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변화는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빨랐다.
[ 성격 ]
습관이 있다. 남자는 상대의 행동이나, 버릇 같은 것을 눈으로 조았다. 덕분에 시선이 자주 움직이고, 산만하다. 그런 그가 시선을 멈출 때는 눈을 마주칠 때 뿐이었다.
자신에게 오는 친절하거나 다정한 말에 약했다. 쉽게 유해졌다. 고맙다는 말에는 마치 집착이라도 하는 것처럼 타인을 쉽게 도왔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자신에게 떨어지는 대가 없는 친절은 낯설어하고, 다소 날카롭게 거절하곤 했다. "바라는 거 있으면 그냥 말로 해요." 이런 식이었다.
그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사람에 대한 사소한 것을 기억하지만 애써 입을 닫고, 감췄다. 알게 모르게 자신이 기억하는 사람에 대해 챙겼지만, 그것을 친절이나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원치 않아 꼭 못된 말을 덧붙이곤 했다.
벌쳐의 실장. 그는 상위기관에서 파견된 모양이었다. 많은 시간 밖에서 일하고, 일을 가져오는 것은 그였다.
그는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어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기억을 들추면 날카롭게 반응하고 입을 닫는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미각에 둔하다. 마치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은 반응을 했다. 식사의 필요성도 잘 못 느끼기 때문에 하루에 한 끼 하고 간식이나 먹으면 좀 많이 먹은 것이라고.